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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투자관과 관심섹터 ('16.2.8)

포대비료 2016. 7. 14. 20:07

1. 투자관

작년 6월에 코스피2100 부근에 처음 주식을 시작해서 이제 8개월차네요(박스피란 말의 뜻만 알았어도 이때 시작안했을텐데..). 별로 아는게 없어서 비주식글만 올렸는데, 제가 주식을 시작한건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돈의 본질은 어디로든 가려고 하는 것) 어딘가에 담아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쫓기지 않고 할 수 있다면 유동성이 좋은 주식은 괜찮은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고점만 피하고 기다리면 언젠가 시세 주는듯 싶더군요. 물론 포스코에 물려보니 주식이 부동산에 비해 유동성이 크다는 것도 절반만 맞는 소리고, 공매도를 혐오하게 됐으며, 마음이 별로 편하지 않긴 했습니다.

그래도 장점이 훨씬 많은게 주식투자입니다. 거래 비용이 적고 보유에 비용이 들지 않으며, 유동성이 좋은데다가, 무엇보다도 사람을 상대 안해도 됩니다. 이 정도 장점이면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을 덮고도 남습니다. 저에게 주식은 신세계였던게.. 홀짝과 경마의 흥미와 재미를 모두 갖추고, 지식에 대한 욕구를 북돋아 주며,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혀줍니다. 그리고 손실을 인정하면 언제든지 빠질 수 있죠. 물론 포스코가 바닥인줄 알고 샀다가 적금/보험 깨가며 물타고, 지하로 더 파고 들어가도 돈이 없어서 넋놓고 바라만 볼 때는 재미가 없긴 했습니다만..

아무튼 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망하지 않을 / 알기 쉬운 사업을 하는 기업이 / 일시적인 요인으로 하락했을 때 사서 / 큰 일이 없는한 계속 보유하며 / 배당이나 받자 입니다. 그냥 교양 차원에서 책이나 좀 읽고, 상식 차원에서 신문을 보면서, 택도 아닌 사기극에 당하지 않을 정도의 재무제표 공부.. 그 이상의 노력을 투입할 생각도 말고, 최대한 신경안쓰면서 연5~10%만 먹자.

그리고 저는 재테크로 부자가 되는건 헛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돈은 본업으로 버는거고, 재테크의 목표는 인플레이션 이기기와 상대적인 위치지키기라고 생각해요. 인플레이션 이기기 빡셉니다. 이놈은 심지어 복리에요. 물가상승률이 4%라고 가정할 때, 10년간 48% 수익을 내야 본전입니다.

상대적인 위치지키기란건.. 경제가 성장을 하건 박살이 나건, 남들이 부유해지면 나도 부유해지고 남들이 가난해지면 나도 가난해지면 되는 겁니다. 다 같이 가난해질 때 나도 가난해지는건 상관없지만 남들이 부자가 되는데 나만 못되는건 문제라는건데.. 대표적인 예가 80년대 후반, 똑같은 학교 나와서 똑같은 직장 다니는 친구 둘이서, 한명은 잠실에 집을 사고 한명은 상계동에 집을 샀다고 가정하면, 10~20년 뒤에 계층이 달라졌습니다. 10년 전에 집을 샀던 사람과 전세로 들어간 사람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것만은 피해야 돼요.


2. 투자 현황

포스코에 80%, 하나은행/SK텔레콤/하이닉스에 15%, 나머지 5%정도로 개잡주나 추천 종목을 담았다 뺍니다. 내키는대로 500만원 넣고 3~5% 오르면 팔아서 술먹고, 안되면 닥홀 존버. 지난 금요일에 포스코가 딱 매수가격에 왔길래 절반 정리했는데, 물을 무리하게 타놔서 현금이 너무 없고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되더라구요. 정리하니 마음이 편하네요.

7개월간 총 실현수익 1%+배당 3% 정도인데 만족합니다. 손절은 딱 두번 해봤습니다. 거절할 수 없는 지인이 돈을 부탁해서 주식을 팔아야 됐는데, 똥물에 튀겨죽일 김정은이가 대포를 쏴서 200만원 손해봤습니다. 벼락맞은 시체에 능지처참할 놈 같으니.. 쏠거면 6월에 쏠 것이지.. 나머지는 에어컨을 다는데 기사 아저씨가 추천한 락앤락을 백만원어치 샀다가 5% 빠지길래 그냥 빼서 포스코를 더 샀습니다. 결과는 둘다 좋지 않았구요.

일단 매도한 자금과 이번달이랑 다음달에 적금 타는게 있어서 더 담아보려고 살펴보고 있는데 자신이 없네요. 그래도 제 야성의 충동은 황소장이 올 것 같다고 얘기합니다. 뭔가 대형으로 터질 것 같은데 터지기 전에는 한번 불타오르는 법이고, 설령 잘못되더라도 남들만큼 가난해지기 밖에 더 하겠느냐.. 대출만 안내고 투자하면 되겠지..

그럼 부실하지만 제 입장에서 본 몇가지 섹터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매우 주관적이고, 매우 추상적이며 소설도 있습니다. 그리고 수요쪽이 늘지 않거나 공급에 비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을 기반으로 합니다.


3. 철 강

제가 포스코를 사랑합니다. 업황이 나빠도 이익을 냈고 망하지는 않을 것이며, 배당도 좋은데다가 결정적으로 모두가 아니라고 합니다. 근데 지금 가격대에서 제가 절반을 처분한건 개인적 사유였지만, 쉽게 올라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철강이 하락하기 전에 철광석이 먼저 급락했는데(이때 포스코가 반짝함), 철강 하락에도 치킨게임 하면서 다 버티고 있고 중국애들은 맨날 말로만 구조조정합니다.

제 예상으로는 저가에서 치킨게임한다고 구조조정이 될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철광석 가격이 오르지만 철강 가격을 못올리는 치킨게임에서 자빠지는 놈들이 나오고 살아남은 놈들이 과실을 따먹지 않을까요? 철광석 리드타임이 3~5년쯤은 될텐데, 반등하다 보면 급등할테고 그 날은 생각보다 가까울 수도 있죠. 그러나 지금 가격에 제가 추매를 안할 것이므로 당연히 매수도 추천하진 않습니다만, 사서 묻어두고 타임머신 탈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제철, 세아베스틸 등은.. 저는 2등은 상대안합니다.


4. 석 유

유가는 오른다고 봅니다. 언제 어떤식일지 모를뿐.. 공급은 가격탄력적이고 수요는 비탄력적인 놈인데, 지금 저유가는 정치적인 이유때문에 찍어누르고 조작된 결과로만 보이네요. 결국 시장을 이기지는 못할거고 넘쳐나는 재고는 급등을 막아주는 역할 정도밖에 못하지 않을까요. 일단 저는 셰일혁명은 미국의 사기극이라고 생각해요. 2년마다 대출내서 기름캐서 갚는걸 반복하는 폰지사기고, 미국 콜로라도에 초대형 지진 한번 발생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기술.

그런데 유가에 베팅하려고 하는 것도 쉽지가 않네요. 원유ETF는 거래비용은 싼데 롤오버 때문에 보유비용을 무시못하는데, 결국 소득공제냐 비과세냐 정도 차이가 아닌가 싶어요(거래비용vs보유비용). 설령 급등 시점을 맞춰도 롤오버 비용이 더 커진다니, 유가 상승에 베팅한다면 그냥 직접 주식을 사는게 옳은듯.

우선 미국 에너지 기업이 있습니다. 엑손 모빌같은.. 근데 이건 달러 투자를 겸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달러가치가 하락할지도 몰라서 환율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래도 달러 투자 자체가 여러가지 면에서 리스크 헷지를 한다고 생각하면 나쁘진 않을듯 싶어요. 양도소득세도 문제긴 합니다.

국내 주식은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대우 인터내셔널이 가장 직접적이죠. 어쨌든 쥐꼬리만한 이익도 내는 회사구요. 근데 부채가 너무 많아서 선뜻 손이 안갑니다. 얼마 전에 12,000원대에는 담을만 했는데 지금은 고민 좀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고, 60%를 포스코가 소유하고 있으므로 그냥 포스코를 더 담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역시 포스코네요.

저는 국내 정유주는 유가상승 수혜주가 아닐듯 싶습니다. 제가 신기한게 뭐냐면, 철강/전자/자동차/반도체 등 중국과 겹치는 섹터는 모두 망할거라고 하면서 왜 정유주는 그 이야기가 없는지.. 중국이 정제량이 남아돌아서 수출까지 하는 판국이고, 구조조정 하려고 덩치 작은 애들 문닫으라고 했더니 오히려 덩치를 더 키우고 버텨서 공급과잉이 더 심화됐는데요.

유가 하락으로 작년초부터 죽는다고 하다가, 올해 뚜껑 열어보니 다들 실적이 대단했잖아요? 제 추측으로는, 덩치 큰 해외 정유사는 석유를 캐는 쪽도 투자하는데 이쪽에서 손실을 봐서 정제유 가격이 떨어지는데 한계가 있었고, 반대로 정제만 하는 국내 정유사는 마진이 좋아져서 실적이 호전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유가가 반등해도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면 실적이 나빠지고 중국과 수출 경쟁이 더 치열해지겠죠. 유가 상승후에 일어나는 치킨게임은 버티기 힘들지 않을까요.

그리고 페인트주를 지켜볼만 할것 같아요. 조광페인트와 유가 차트를 대충 훑어보니, 유가의 영향을 분명히 받는데 시간이 지나면 회복돼서 그냥 그대로 가더라구요. 아마도 원가 상승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유가가 올라서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분할 매수해서 기다린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5. IOT

이놈은 밀어줘도 거품도 안생기는 아직 먼 이야기 같습니다. 새로 지은 아파트 가보면 홈오토메이션(?)인가 있는데, 이게 벽에 붙은 리모컨에서 버튼 누르면 전기가 차단되고, 휴대폰으로 가스 차단하고 뭐 그런건데요.. 골때립니다. 리모컨에 오류가 생기면 전기나 가스가 안들어 오고, 전등을 켜놔야 보일러가 들어오는 등등(경험담).. 물론 기술이 발전하면 나아질 수 있지만 저는 의구심이 드는게, 결국 대량생산에 단가싸움이 기본이기 때문에 모든 부품이 완벽할 순 없고, 부품 한개만 삑사리 나도 전체가 멈춥니다. LED전구가 전기 덜먹고 수명 길다고 하는데, 실제로 써보면 안그렇습니다. 부품 중에 한개만 나가도 버려야 돼요(제 가게에 LED조명을 2년간 10개 이상 교체중). 가격이랑 상관없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면 충전기에 몇개나 꽂으세요?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 핏밴드, 시계, 전자책, 블루투스 이어폰 등등 중에서 최소 2~5개 정도 될겁니다. 그런데 여기에다가 베개, 속옷, 안경, 반지 등까지 충전해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제조업에서는 어떻게 활용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언젠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것 같지만 아직 아닌것 같습니다.

작년에 IOT란 말과 배당에 혹해서 SK텔레콤을 담았다가,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만..SK텔레콤은 지금 담을만 한듯 싶고, 저는 분위기 봐서 물 좀 더 타야할 것 같습니다.. 저에게 주식투자란 물타기네요. 그리고 최태원이는 콩밥 좀 더 먹였어야 됩니다.


6. 은 행

쌉니다. 분석글을 몇개 읽어봤는데, 뭔 소린지 이해를 못하겠고 그냥 너무 너무 싸기 때문에.. 사서 묻어두고 타임머신 타면 적당히 먹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일본 장기불황때 차트를 보면 은행주는 별 재미가 없는데 우리나라 은행도 마찬가지일듯 해서 매력은 좀 떨어지네요.

그리고 인터넷 은행은 이미 망해있습니다. 규제 천지인 대한민국이고, 미국에서도 한 분야별로 전문화한 스타트업이 무서운 놈들이며, IT와 금융을 다 아는 사람은 외국계 금융회사도 골라서 갑니다. 빅데이터로 신용평가를 한다는데 개풀 뜯어먹는 소리같은게, 그만한 인력과 기술이 확보될까요. 그리고 지금 인터넷 은행이 내세우는 중금리 대출이나 비대면 창구는 기존 은행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이미 하고 있습니다. 규제를 미친듯이 철폐해서 온갖 혁신이 다 튀어나오는 상황이 펼쳐져야 하는데, 상상이 안가네요.


7. 제약/바이오

요즘 게시판에 논란이 많은데 저는 조정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식시장에 돈은 단기적으로는 한정돼 있고, 지금 이쪽 섹터에 돈이 몰려서 결정된 가격대잖아요. 똥과 황금이 섞여있는데, 똥이 씻겨 내려가면 황금도 무사하진 못합니다. 향기가 끝내주는 국내산 송이버섯도 아무런 향이 없는 중국산 송이버섯이 대량 수입되면 가격이 내려갑니다.

그러나 셀트리온처럼 스토리가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장기 주주분들께는 진심으로 응원을 보내고, 그 보답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섹터에 큰 조정이 왔을때 버틸 분이 과연 얼마나 될지.. 땅을 사뒀거나 예금, 보험에 넣어놓은셈 치고 묻어둔 분 보다는 얼마 오르면 차를 바꾸고, 더 오르면 집을 사고 이런 꿈을 꾸는 분이 많잖아요. 이렇게 꿈을 꾸는 분들은 조정이 왔을 때 못버팁니다.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더 담고 싶어서 주가가 더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한편으로 공매도를 증오하는 주식이관 운동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주식이관 운동이 나쁘다는건 아니고 저도 동참했는데요,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안올라도 언젠가는 가치를 찾아간다고 생각하고 신경안쓰는 분이 아니고서야 큰 조정, 긴 조정을 어떻게 버티나요. 모두의 예상대로 결국 흘러간다고 해도, 대차 허용해두고 쳐다보지 않는 분들이라야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이쪽 섹터는 기존 보유자의 영역이고, 저는 못담을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작년에 포스코에 물리지만 않았어도 어느 정도 담았을텐데, 주구장창 내리는걸 물타느라 아무 것도 못했네요. 그래도 셀트리온 주주분들 화이팅입니다. 회사도 지금까지처럼 역경을 이겨내고 계속 성장해서, 모두가 꿈꾸는 글로벌 제약사가 됐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랍니다. 전인미답의 눈덮인 벌판을 걸어가며 발자국을 남기는게 셀트리온인데, 방향만 옳다면 구덩이에 빠지고 눈보라가 쳐도 결국 갈 길을 가지 않겠습니까.

 


뭔 짓을 하건 언젠가는 박살나게 돼있는듯. 잘 되면 잘됐던 이유로, 못되면 못됐던 이유로 똑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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