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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부동산에 관한 소고

포대비료 2016. 7. 14. 13:50

사람이 30대까지는 열렬히 새누리당에 반대하다가 40대가 되는 순간 지지자가 된다고들 하는데, 제가 요즘 느끼고 있습니다..;;; 상가와 주택 임대를 하고 있고, 주택으로 용도변경하려고 견적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공급자 입장이면서 동시에 남의 상가에 세들어서 장사하고, 남의 집에 세들어서 살고 있는 수요자이므로 나름 균형잡힌 시각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40대에 오른쪽이고, 시장친화적이며, 회색분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현 시점에서 제 생각을 정리해 볼게요.


1. 한국의 임대료는 매우 낮다

저도 월세내고 사는게 힘든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이걸 인정하지 않고는 이야기가 안됩니다. 다음 그림은 OECD에서 2013년도에 발표한 자료에 나온 그래프입니다. 가처분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입니다.

​​



한국이 러시아 다음으로 낮게 나옵니다. 러시아는 사회주의 시절 영향으로 공공주택이 많아서 싸다네요. 한국의 주거비가 싼 이유는 전세제도 덕분이죠. 혹시나 저거 2013년 자료 아니냐, 전세금이 얼마나 올랐는지 아느냐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전세금은 주거비용이 아닙니다. 전세금의 은행이자가 주거비용이고, 아시다시피 금리가 많이 내렸습니다. 즉 금리5%일때 전세금 1억은 금리가 2.5%일때 2억과 똑같아요.

그리고 세금을 안내서 지역사회에 공헌도 안하고, 집값 하락의 리스크는 다른 사람에게 부담시키면서, 자신의 경제적 위치보다 높은 주거 수준을 요구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전세만 찾는 중산층들이다라는 비난도 생각해볼 만하죠.

전세자금 대출로 은행에 주는 이자가 월세라고 주장하는 것은, 실제 수준보다 높은 주거수준을 누리는데 대한 추가 비용이지 전세의 주거비용이 아닙니다.


2. 임대수익률이 처참하게 낮다

뉴스테이의 수익률 5%에 경악하는 것을 보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듯 싶습니다. 그러나 사업의 관점에서 볼때는 수익률이 말도 안되게 낮습니다. 사실 상가든 원룸이든 명목수익률 5%면 그냥 안하고 말거든요.

(1) 부동산에서는 투자금이 목돈이고 이 목돈이 묶여있는 상태, 즉 유동성이 나쁩니다. 주식/보험 담보 대출은 그냥 나오지만, 부동산은 감정평가도 받아야 되죠.

(2) 높은 취득세를 내야 하며 보유하는 자체로 세금과 비용이 발생합니다.

(3) 공실과 임대료 연체 문제가 발생하며, 법을 잘 아는 무서운 사람에게 걸리면 법정 왔다갔다 하면서 고생하고 손실이 나기도 합니다.

(4) 가치 보존에 주기적으로 재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유지보수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수익률 5%가 명목상으로 계산돼 나온다면 실제 수익률은 3~4%정도가 나올까 말까에요. 우리도 주식, els, p2p 투자 등을 하면서 그 정도, 혹은 그 이상의 수익률을 원하지 않나요. 탐욕스러운게 아니라 나름의 리스크를 진 투자이고, 떼돈 버는 사업도 아닙니다. 참고로 목좋은 상가는 수익률이 3%정도밖에 안되고 은행이자 정도 나옵니다.

사실은 그냥 주변만 봐도 됩니다. 친구들, 가족들끼리 동업해서 피씨방, 스몰비어 차리는 경우는 흔하게 봐왔지요. 그런데 그런 식으로 원룸이나 아파트를 사서 월세 받는 경우는 거의 안보이잖아요.

뉴스테이 사업에서 재개발 용적률 50% 상향이 특혜로 보일수도 있고, 기업이 월세뜯어가게 나라에서 도와준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 혜택을 안주면 손익분기점을 못맞추고 투자할 이유가 없습니다.


3. 기업의 경쟁력과 서비스 품질

우리나라의 주택 공급은 주로 민간이고, 그 중 97%정도가 개인입니다. 동네 김씨 할아버지와 박씨 아줌마가 세를 주고 있죠. 이게 당연한 것은 아닌게 우리나라만 그래요. 외국에서는 기업이 임대하는 비중이 높거든요.

한국토지신탁이 부평에서 3,500세대, 1조원 이상 금액으로 일반분양 물건을 통으로 거둬들였습니다. 재개발 조합측에서 볼때, 분양에 신경쓸 필요도 없고 사업속도가 빨라지므로 안할 이유가 없고, 10군데 리츠에서 사겠다고 하면 20군데 이상에서 팔겠다고 나서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신도시 공급이 끊겨서 도심재생사업 위주로 재편된다고 가정할때, 앞으로는 청약통장이 쓸모없어질 수 있죠. 재개발이나 재건축시 일반분양 물건은 기업이 통으로 매수해서 임대사업을 벌일테고, 나쁘게만 보기 힘든게 이렇게 안하면 사업시행 자체가 힘들잖아요. 다만 앞으로는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 주로 월세내고 사는 곳이 되겠구요.

임대업의 본질은 시설업입니다. 시설업의 경쟁력은 별거 없이 그냥 입지와 규모, 이 두가지로 요약됩니다. 입지는 당연한거고,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비용절감, 협상력 증가 등등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동네 슈퍼 비교해 보시면 돼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개인의 생존권등의 가치판단을 제외하고 본다면 서비스의 품질이 비교가 안됩니다. 욕하는 사람들도 이마트 가서 물건 사서 쓰잖아요.

그리고 규모가 커지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서비스가 가능해 집니다. 저희 피씨방도 시설업인데, 규모를 키워서 사람을 한명 더 고용, 분식집 메뉴를 서비스하는게 요즘 트렌드인데요.. 임대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서비스가 규모가 커지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게 되고, 가격이 싸지며 결국 후생이 증가합니다.


4. 규모의 경제와 서비스 향상

이건 8개월째 비어있는 상가를(흐흑흐흐흑흐흐흑흑흑..) 트렌드에 맞게 쉐어하우스로 바꿔볼까 하다가 포기한 고민의 흔적입니다. 현재 쉐어하우스 사업을 하는 업체가 여럿 있는데요, 다들 꿈꾸는 미드에 나오는 쉐어하우스는 그냥 꿈이구요.. 실제로는 30평 아파트에 6명+@로 콩나물 시루로 삽니다.

그냥 단순한 문제인게, 한사람당 차지하는 공간에서 일부를 공용 공간으로 나눠쓰는 거잖아요. 한사람당 10평 정도의 공간은 돼야 쾌적할텐데, 10평이면 투룸 사이즈에요. 저희 동네 기준으로 투룸이 전세가 1.5억 정도죠. 그래서 월세 35~55정도 내는 쉐어하우스는 딱 그만큼입니다.

그래서 쉐어하우스는 계약기간도 짧고(3~6개월), 회전율도 높은듯 싶습니다. 평균 공실률이 20~30%정도나 돼서 창렬한 가격이라고 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제가 주목한 것은, 이 공실률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 시설이라는 하드웨어가 아니란거에요. 세입자간 갈등 조정, 주기적인 공용공간 청소 등의 관리.. 즉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홈페이지나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해서 입주자를 모으고, 주기적인 방문과 관리, 세입자를 그냥 받는게 아니라 면접도 보고 친해지라고 치킨도 시켜주고, 문제 발생시 빠르게 처리해 줘야겠죠? 이런건 어지간히 큰 규모라도 개인이 하기 힘듭니다. 쉐어하우스가 앞으로 얼마나 퍼져나갈지는 모르겠는데, 이건 프렌차이즈화 되거나 대규모 자본이 들어와야 제대로 서비스될 업종같네요.

아무튼 기업 규모로 2,000~3,000세대를 한 지역에서 운영하게 된다면 많은게 가능해집니다. 집이 15평이라서 청소에 1~2시간 밖에 안걸리는데 사람 불러서 청소 못시키잖아요? 가능해 집니다. 집 알아보려면 발품 팔거나 직방 같은데 허위매물에 허탕치고 그러잖아요? 얘들은 직접 중개합니다. 보증금을 주인이 안돌려주거나 집을 안빼주고 이상한 소리하고 그러죠? 이런 문제도 사라집니다. 그 외에도 많은게 가능합니다. 그냥 경제적인 측면만 본다면 분명히 후생이 증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건물주가 꿈인 분들이 많을텐데요, 제가 보기엔 앞으로는 기업과 경쟁해야 돼서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혹은 내가 끼고 붙어서 관리하면서 운영해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내는 형태가 되거나요. 스크린야구장을 차리겠다는 사람에게 제가 해주는 이야기가 뭐냐면, 그게 그렇게 좋아보이면 그 돈으로 그 회사 주식을 사고 거기서 일하라는 거에요. 이마트와 싸워서 이기려고 마트를 차릴게 아니라 신세계 주식을 산 후 마트에서 일하고. 마찬가지로 부동산 임대시장이 매력적이고 좋아 보인다면, 부동산 펀드나 리츠에 투자하고 관련 업계에서 일하면 됩니다.


5. 이전에 없던 지출, 임대료

전세는 사라지고 주택은 임대시장으로 재편되는게 막을 수 없는 흐름인것 같습니다. 다만 외국에서는 당연히 지불하는 비용인 주거비가 우리에게는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는 차이밖에 없구요.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외국에서는 가처분 소득의 25~30%이상 주거비로 지불하고도 그럭저럭 살만한데 식료품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한국에서는 힘들다는 거에요.

작년 말이었나 최저임금으로 장보기 기사가 돌아다녔는데요.. 이 기사의 해석은 '최저임금이 낮다'가 아니라 '식료품 가격이 높다'가 돼야 옳습니다.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고, 우리는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보고 '판단과 거래'를 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자가 보유율을 높여야 한다면서 대출을 규제하고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 보면 먹먹해 집니다.

마찬가지로 생산성 향상이 없는 인위적인 임금 인상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에 충격을 일으키고 무역의 어려움을 만듭니다. 보호장벽을 허물고 구조조정해서 식료품 물가를 낮추려면 농촌의 붕괴, 자살, 파산, 농지 처리 등의 문제를 겪거나 해결해야 하구요. 사실 농촌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중에 갑자기 변화가 와서 어떻게든 해야 할텐데, 답이 안보이네요.


6. 집을 사야 하는가

수요와 공급은 모든 것에 우선합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뭐든지요. 그래서 이 이야기부터 해야할 것 같습니다. 수익률이 높은 물건은 가격이 올라가고, 투기란 것은 항상 지나치게 올라가는 속성이 있는데 이걸 버블이라고 부릅니다. 결국 수익률이 올라가서 높은 가격을 정당화 시켜주거나, 가격이 내려서 다시 정상적인 수익률로 되돌아오거나 둘 중 하나죠. 이때 미친듯이 올라갔다가 수익률이 못따라줘서 폭락하고, 지나친 수준까지 내려가는게 버블 붕괴구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임대수익률이 낮다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이것은 두가지 중 하나로 귀결될 것입니다. 임대료가 오르거나 부동산의 가격이 내리거나. 토지 가격이 내리는 상황은 경제적으로 매우 나쁘거나 위기상황이므로 논외로 합니다. 주택이라는걸 반영구적인 물건으로 생각하는데서 가장 큰 인식의 차이가 나오는데, 실제로는 10~15년 정도 지나면 재투자가 필요하고 30년 정도 되면 심각한 상태가 되죠. 여담으로, 그래서 비용을 걷어서 공동으로 유지보수해서 가치하락이 덜한 아파트가 좋다는거고, 빌라나 오피스텔은 돈주고 사는 물건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무튼 시간은 흘러가고 주택은 노후화되고 극단적으로는 주택으로 가치가 없는 상태, 즉 멸실상태가 되겠죠. 여기에서 집주인이 다시 수리해서 세를 놓는 경우, 즉 투자가 이뤄지고 공급이 생기는 것의 기준은 수익이 나느냐 아니냐죠. 그리고 이전 시대와 가장 큰 차이인 부동산이 대세상승하는 물건이 아닌 상황에서는 싸게 공급할 이유가 없습니다. 즉 앞으로는 임대료가 시장이 요구하는 수익률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공급 자체가 사라져요.

중간이 사라져가는 시대인데 주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익률이 나오는 동네는 지속적으로 투자와 공급이 이뤄져서 매우 쾌적해지는 선순환을, 그렇지 못한 동네는 노후되고 거래도 사라지는 악순환이 생기겠죠. 거기에 덧붙여서 임대위주 시장으로 재편되면 부동산의 거래가 줄어들테고, 현재 거래세(취득세)위주 체계로는 세수확보는 힘들어집니다. 그러면 보유세(재산세) 위주로 재편될텐데, 재산세는 기초지자체에서 걷어서 쓰는 세금이고 결국.. 좋은 동네는 돈이 넘쳐나서 온갖 복지와 인프라를, 나쁜 동네는 보도블럭이나 가로등 하나 못고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쓰다보니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신이 없는데요 음.. 정리하자면 임대수익률이 충족되는 곳은 투자와 공급이 이뤄지고 임대료도 오를 것이며, 저금리 하에서 높아지는 수익률은 결국 가격 상승, 외국처럼 집을 산다는 생각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동네는 누구든간에 그다지 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곳이 되겠구요. 환경, 인프라, 치안 등등 모든 면에서요.

그리고 부동산의 대세 상승이 깨진다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될 수밖에 없고, 소득이 감소한다면 구매 수요가 임대 수요로 전환됩니다. 즉 부동산의 하락 논리가 오히려 주택 임대시장 체제로 전환을 촉진시키고, 적정 수익률로 수렴되는 자체가 임대료 상승이죠. 여기서 부동산이 내려서 임대료가 오르고, 그래서 부동산이 오른다는건 모순 아니냐라고 하실텐데.. 이게 주식으로 치면 손바뀜이겠죠. 내릴때 보유자와 오를때 보유자가 다르고 시점과 상황도 다르구요.

물론 인구구조 변화와 정부의 정책 등 여러 변수가 있어서 반드시 그렇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건축에 드는 비용과 투자 측면에서 요구되는 수익률, 그리고 그에 따른 공급량을 생각해 보면 부동산이 무조건 내릴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은 말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부동산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그만큼 노후되고 낡은, 즉 가치가 떨어지는 물건에 살게 되는 것이고.. 가치가 떨어져서 물건이 싸지는게 부동산에서 이야기하는 하락이 아니잖아요. 자동차를 살때 몇달 뒤에 신차가격이 더 싸지는걸 걱정하는거지, 10년 탄 차가 감가상각되는걸 걱정하는게 아니잖습니까. 물론 부동산은 더 복잡해서 이것은 여러측면중 하나이긴 합니다만..

사실 그래서 요즘 재개발에 관심이 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1)서울 2)지하철 3)공원/녹지 4)기타 등이 충족된다면, 노후돼서 재생이 필요한 동네에 집을 사서 버티다가 분담금을 물고서라도 집을 장만해야 하고, 이 때를 놓치거나 비용을 감당못하면 영원히 월세내고 살아야할 것 같아요.

ps. 횡설수설하고 논리도 이상한듯 싶은데.. 게다가 너무 길고 가독성이 떨어져서 이걸 다 읽은 분이 과연 계실까 싶은데.. 읽어주셨다면 감사드립니다..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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